한국중소기업협의회
 
 

제목: 북한경제의 비합리성


글쓴이: 윤덕룡

등록일: 2009-06-30 17:37
조회수: 1664
 
북한이 이상하다.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쏘더니 이제는 보유하고 있는 플루토늄 전량을 무기화하겠다고 국제사회에 대한 협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남북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에서는 한국근로자를 가두어 두고 우리정부에게는 접촉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미 다 지불한 개성공단 토지사용료를 갑자기 31배나 올려달라고도 한다. 근로자 임금은 4배를 넘게 인상하여 중국임금보다 높은 300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싫으면 나가라는 태도다. 누가 보더라도 최근 북한의 태도는 비합리적이고, 어거지 논리로 일관돼 있다.

북한의 대외정책은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이와 유사한 방식을 사용한 측면이 있다. 막다른 곳으로 협상을 몰아가는 소위 ‘벼랑끝 전략’은 북한의 전유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번은 좀 다르다. 북한의 행위가 상대방을 벼랑으로 몰아가기보다는 스스로를 오히려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정부는 초기에 ‘비핵, 개방, 3000’이라는 이름의 대북정책을 제시했다.

북한이 비핵화에 동의하고 개방을 통해 국제사회에 참여하겠다면 북한의 일인당 소득이 10년 내로 3000달러가 되도록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 그 골자다. 북한의 생존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이전의 햇볕정책보다 더 적극적인 남북협력이 가능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정책변화를 요구하는 남쪽의 제안을 불쾌해하며 정부간 대화를 중단했다.

대화 중단, 고립 자처하는 북한정권

북한은 미국에 대해서도 비슷한 태도를 취했다. 오바마대통령은 취임전부터 북한에 대해 부시정권과는 다른 새로운 정책을 공언했다. 후보자 시절부터 이미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발언을 해왔다. 한국으로서는 미국이 지나치게 북한에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다가 북한의 소위 ‘통미봉남’정책에 빠지게 되지는 않을까 염려가 될 정도였다. 그러나 미국의 신정부가 대북정책을 수립하기도 전에 북한은 기선을 제압하기 위한 무력과시를 시작했다.

이러한 북한의 태도는 미국정부가 유화정책을 시작도 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한국정부와 미국정부 모두 북한과 근본적인 협력의 기회를 제공하려고 했지만 북한은 찬물을 끼얹고 내민 손을 뿌리쳤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엊그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과거 행태를 보고, 또 북한이 지속적으로 이웃 국가를 위협하는 모습을 보면 의심의 여지없이 북한을 핵국가로 인정한다면 불안정한 상황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이는 미국의 안보에 심오한 위협이 될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의 공격적인 정책에 대해 한국과 미국 정부는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소위 ‘무해한 무시정책’으로 대응하였다. 그러자 북한은 자신들에게 관심을 끌게하기 위해 도발수위를 높여가는 방식으로 정책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오바마 정부가 출범 초에 미사일을 쏘아 올린 북한은 얼마 후에는 다시 갑작스럽게 핵실험을 하고 나섰다. 이어서 단거리와 중거리 미사일을 쏘아대기도 했다. 뚜렷한 주장도 없이 외부의 관심을 끌기위해 대량살상 무기를 휘둘러대는 북한의 태도는 국제사회의 문제국가로 불리기에 충분할 정도이다.

북한 경제회복 위해서는 국제사회 협력이 필수

북한이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어서 협상을 시작하게 되면 북한이 무엇을 요구하게 될지는 스스로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고 있다. 북한정권의 생존이다. 따져보면 북한정권이 생존을 위해 필요한 것은 두 가지다. 첫째는 경제회생이다. 그리고 둘째는 체제의 안전보장이다. 북한이 이러한 두 가지 생존조건을 보장받을 수 있으려면 국제사회의 적극적 협력이 필수적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북한경제는 이미 붕괴된 지 오래이다. 독자적인 생존가능성은 거의 없다. 정치적인 생존가능성도 지역안보 협력체제와 같은 국제협력이 구체화되어야 한다. 결국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적극적인 국제협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북한은 군사적 도발로 오히려 국제사회를 분노하게 하고 있다. 북한의 우방국이자 보호막의 역할을 수행해온 중국이나 러시아까지도 북한의 핵실험을 비롯한 군사적 도발에 대해 징계를 해야 한다는 입장에 동참하고 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에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우라늄 농축을 감행하고 플루토늄을 무기화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북한이 군사적 도발수위를 높일수록 북한 스스로 설 땅이 좁아지고 협상의 여지를 줄이게 되는데도 북한은 멈추지 않고 있다. 북한이 생존에 필요한 경제지원을 끌어내기 위해서라면 지금의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 오히려 기존의 지원조차 끊어달라고 하는 태도에 가깝다. 북한이 왜 이러는 걸까?

북한의 합리적·이성적 모습 기대

얼마 전 북한관련 국제워크샵에 참가했을 때 최근 북한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설명하는 여러 분석이 있었다. 첫째는 대외전문가의 부재를 이유로 제시한다. 수십년간 같은 업무를 담당하면서 한국, 미국 등 대외관계를 꿰고 있던 대남분야 전문가들이 지난해부터 물갈이 된 것이 최근 북한의 비합리적 정책의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둘째는 내부 권력투쟁을 이유로 제시한다. 북한 내부에서 후계를 둘러싼 치열한 권력투쟁이 진행되고 있어서 모든 행위가 내부를 향한 것이며 외부세계에 대한 합리적 정책을 수립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셋째는 ‘좀비국가론’이다. 북한은 이미 국가로서는 더 이상 기능을 하지 못하는 죽은 국가이며 단지 정권만 생존해 있는 좀비국가라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로서가 아니라 특정 정치집단이 자신들의 생존에만 목표를 두고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차원에서 북한을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무엇이 실제 이유인지 알 길은 없지만 북한의 최근 정책이 비합리적이라는 것에는 모두가 인식을 같이 하고 있었다.

우리는 사실 북한이 좀비국가인지의 여부에 대하여는 관심이 없다. 단지 북한이 하루 속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국가로서 행동하기를 기대하고 바랄뿐이다. 북한의 비합리적인 행동이 지속될수록 북한 내부의 주민들만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한국과 주변국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욱 염려스러운 것은 좀비국가로 불리워지는 북한의 행위로 인하여 우리나라 내부에서 자중지란이 일어나는 것이다. 북한이 이해할 수 없는 행위를 할수록 더 단결하고 더 냉철한 이성으로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단결해야한다. 그래야 어떤 상황에서건 우리 자신과 가족들, 그리고 이웃들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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